한·이집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CEPA 협상 추진·12건 협력 문건 체결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산업·에너지·방산·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총 12건의 협력 문건을 체결하거나 개정하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10월 8일 청와대에서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그동안 논의해 온 협력 과제를 양국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로 구체화하고, 경제·사회 협력부터 첨단산업과 외교안보에 이르기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는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 강화, 산업·에너지·첨단기술 협력 확대, 국방·방산 협력 심화, 문화·교육 교류 활성화,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 증진 등 다섯 가지 분야로 정리된다.
우선 양국은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 추진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CEPA 추진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회담에서 협상 개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으며, 2027년 상반기 중 제1차 협상을 진행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향후 협상에서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경제협력,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CEPA가 체결될 경우 양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과 경제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과 근로자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보험협정도 체결됐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집트와 사회보험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에 파견되는 근로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체류국 사회보험료 납부 의무를 최대 5년간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연금 등 급여 수급 자격을 산정할 때 양국의 사회보험 가입 기간을 합산할 수 있도록 해 파견 근로자의 이중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사회보장 권익을 보호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의 조선 기술과 이집트의 산업 수요를 연계하는 협력이 추진된다.
양국은 조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조선산업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해양 분야 협력에 관한 MOU도 별도로 체결해 관련 산업에서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청정에너지 협력과 전력 인프라 구축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양국은 청정에너지 협력 MOU를 통해 에너지 전환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전력 인프라 협력 파트너십에 관한 MOU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과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혔다.
양국이 체결한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에는 고속인터넷,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디지털 전환 등이 주요 협력 분야로 포함됐다.
양측은 정책 및 기술 교류, 인적 교류, 공동연구와 민간 부문 협력 등을 통해 디지털 분야의 협력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기존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 정상은 K9 자주포 공동생산 사업이 양국 방산 협력의 주요 사례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토대로 국방 및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문화와 교육 분야에서는 양국 국민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사업이 추진된다.
양국은 2027년을 ‘한·이집트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문화유산과 예술, 박물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이집트 대박물관, 한국 국립농업박물관과 이집트 대박물관 간 문화교류 및 기관 협력에 관한 MOU가 각각 체결됐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변화하는 교육환경과 협력 수요를 반영해 기존 협력 MOU를 10년 만에 개정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 교육기관 간 교류와 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보완됐다.
무역 절차의 디지털화와 관련한 협력도 포함됐다.
양국은 이집트 무역 촉진을 위한 위험기반 검사 및 추적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관한 교환각서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무역 관련 검사와 추적 체계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했다.

양 정상은 국제 해상 물류의 원활한 흐름과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무력 충돌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충돌 자체를 예방하는 평화가 더욱 견고한 안보의 기반이라는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설명했으며, 알시시 대통령이 이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외교적 격상을 넘어 무역협정 협상 추진과 사회보험협정 체결, 산업별 협력 문건을 통해 향후 협력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CEPA 협상 추진은 양국 경제협력의 중장기적인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과정이며, 조선·에너지·ICT·방산 분야의 협력 확대는 기업 간 교류와 신규 사업 발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이집트 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렸다고 평가하면서, 지난해 카이로대학교에서 발표한 대중동 협력 구상인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앞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협정과 MOU의 후속 이행을 추진하고, 2027년 상반기 예정된 CEPA 첫 협상을 비롯한 분야별 협력 과제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