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정상외교 타고 중남미 시장 공략…멕시코서 ‘관세 장벽’ 해소도 모색
K-뷰티가 한국과 멕시코의 정상외교를 계기로 중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과 연계된 경제행사에 참여해 제품과 뷰티 기술을 선보인 가운데, 빠르게 성장하는 현지 수요를 실제 수출 확대로 연결하기 위한 관세와 유통 장벽 해소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포럼에서 멕시코를 북미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하고, 양국의 협력 범위를 전통 제조업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뷰티 등 미래 신산업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국빈방문과 연계해 개최된 ‘2026 멕시코 K-박람회’에는 국내 기업·기관 120곳과 멕시코 구매기업 258곳이 참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6개 부처가 참여해 국내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행사 첫날 상담에서는 34건, 1,2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되는 등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도 나타났다.
K-뷰티를 대표해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현지에 부스를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등 주요 브랜드 제품과 함께 AI 기반 피부진단 기술을 소개하며 K-뷰티가 화장품 제품을 넘어 뷰티테크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렸다. LG생활건강도 두피 관리 제품 등을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제품 경쟁력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도 K-박람회 현장을 찾아 국내 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고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멕시코 사업 현황과 현지 진출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K-뷰티 기업이 정상외교와 연계된 경제행사에 참여하는 사례는 최근 들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화장품을 주요 전략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향 아래 해외 마케팅과 물류, 재외공관 네트워크, 국가별 규제 대응 등을 연계해 국내 화장품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 이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방문 당시에도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 K-뷰티 기업들이 경제행사에 참여하며 중남미 시장 확대 가능성을 모색했다.
중남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가파른 화장품 수출 증가세가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의 중남미 수출액은 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장품 수출 증가율 30.7%는 물론 북미 36.8%, 유럽 62.4%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중남미가 K-뷰티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한국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최근 K-뷰티 판매 채널도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의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는 멕시코 세포라에 입점했고, K-뷰티 유통기업 실리콘투 역시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K-뷰티 전문매장에서도 수십 개의 한국 브랜드가 판매되면서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화장품 시장의 높은 브랜드 분산도 역시 신규 K-뷰티 브랜드에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현지 스킨케어 시장은 소수의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절대적으로 지배하기보다 다수 브랜드가 경쟁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어 제품력과 가격, 현지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수요를 확보할 경우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관세와 복잡한 유통구조는 K-뷰티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한국과 멕시코 간에는 별도의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한국산 화장품은 FTA에 따른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어렵다. 여기에 멕시코가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높이면서 국내 기업의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지 물류비와 유통 마진까지 더해질 경우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성장해 온 K-뷰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번 K-박람회 현장에서도 관세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주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멕시코에서 향후 5년 내 10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LG생활건강 측 역시 관세 문제를 현지 사업 확대 과정의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관세뿐 아니라 중간 유통단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지 유통단계가 늘어날수록 소비자가격이 상승해 K-뷰티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 시장과 K-뷰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통 파트너를 확보하고 거래 조건과 공급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멕시코 진출 전략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가 무역협정 체결 가능성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국내 수출기업에도 중요한 변화다.
양국은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하고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무역협정 추진에 따른 잠재적 이익과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공동이익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7년간 진행해 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하고 양국 수출입은행 간 1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을 신설하는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투자 기반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남미에서의 K-뷰티 확산은 K-팝과 K-콘텐츠의 높은 인지도와도 맞물리고 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25일 멕시코시티 GNP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멕 문화교류 콘서트 ‘스트레이시티(Stray City)’를 찾아 현지 K-팝 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멕시코 청소년들에게 K-푸드와 K-화장품 등 한국 기업 제품을 담은 선물을 전달하며 문화와 소비재 산업을 연계한 교류도 이어갔다.
멕시코에서 한국 음악과 영상 콘텐츠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이미 폭넓게 형성돼 있다는 점은 화장품과 식품, 패션 등 연관 소비재가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데 긍정적인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중남미에서 K-뷰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시장 성장의 관건은 문화적 인지도를 실제 구매와 지속적인 수출로 연결하는 데 있을 전망이다.
특히 관세 부담 완화와 유통구조 개선, 국가별 화장품 규제 대응, 현지 온·오프라인 판매망 확보가 함께 이뤄질 경우 멕시코는 K-뷰티 기업의 중남미 진출 거점을 넘어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연결하는 주요 전략시장으로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뷰티산업무역원(김은지 대표)은 Kotra와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와 함께 오는 10월 멕시코시티 CitiBanamex 전시장에서 개최되는 Expo Beauty Show Mexico 2026에서 총 25개사 기업을 지원하며 한국관을 운영하여 멕시코 현지에 K-뷰티의 우수성 및 인지도를 알려 국내 화장품 뷰티 기업의 중남미 판로 개척을 지원할 예정이다.





